테마 장례식 플래너는 고인의 삶을 반영한 맞춤형 장례식을 기획하는 이색 직업입니다. 전통 의례를 넘어 기억에 남는 이별을 설계하는 감성 전문직의 세계를 소개합니다.
장례식도 하나의 기획이 되는 시대
예전에는 장례식이라 하면 모두가 비슷한 절차와 분위기 속에서 조용히 치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삶의 끝’도 ‘개성 있게’ 기획하는 시대가 되었다. 고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졌는지, 무엇을 사랑했는지를 담은 장례식을 통해 남은 사람들은 보다 의미 있게 이별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한 직업이 바로 ‘테마 장례식 플래너(Themed Funeral Planner)’다. 이들은 단순히 장례를 진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인의 생애와 유족의 뜻을 반영해 하나의 이야기처럼 흐르는 장례식을 기획한다. 전시와 영상, 음악, 꽃, 유품 배치, 추모 연설 등까지 포함해 일종의 ‘인생 마지막 퍼포먼스’를 구성하는 셈이다. 고인의 직업이나 취미, 성격을 반영해 플라워 아트, 음악 선택, 영상 스토리 구성, 추모 소품 기획까지 전방위적으로 연출하며, 때로는 생전에 고인 본인이 직접 사전 상담을 통해 콘셉트를 정해놓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테마 장례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남겨진 이들이 더 잘 기억하고, 슬픔을 건강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 의례로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테마 장례식 플래너는 감성적 공감 능력, 미적 감각, 의례 이해를 모두 갖춘 신세대 장례 전문가로 평가받고 있다.
테마 장례식 플래너의 업무 구성과 역량
테마 장례식 플래너는 일반 장례지도사와 달리, 의례의 감정 흐름과 표현 연출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일상은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진행된다. 1. 사전 상담 및 고인 정보 수집 - 생전 고인 본인 또는 유가족과 인터뷰 진행 - 생애 이력, 가치관, 취미, 애창곡, 주요 사건 등 정보 파악 - 테마 콘셉트 키워드 도출 (예: 여행, 클래식, 동물, 시인 등) 2. 장례 콘셉트 및 구성 기획 - 공간 구성: 일반 장례식장 또는 대관 홀, 야외 등 선택 - 추모 영상/전시물 기획: 생전 사진, 글, 유품 등을 활용 - 음악 및 낭독자 섭외: 고인의 취향을 반영한 음악 큐레이션 - 식순 구성: 추모 발언, 묵념, 기억 나누기 시간 등 시나리오 작성 3. 시각적 연출과 디렉팅 - 플라워 데코레이션, 유품 전시, 의상 조화 - 포토존, 테마 별 굿즈 또는 인쇄물 제작 - 디퓨저·조명·향기 연출 등 오감 자극 요소 포함 4. 진행 및 사후 피드백 - 의전팀, 낭독자, 영상팀, 사회자 등 리허설 조율 - 당일 흐름 관리 및 예기치 못한 변수 대응 - 유가족 대상 사후 만족도 확인 및 추모 굿즈 제공 플래너에게 필요한 역량은 다음과 같다. - 장례 지도사 자격증 또는 관련 교육 이수 - 심리상담 기본 지식 및 공감 능력 - 시각 디자인 감각 및 기획력 - 프로젝트 진행 능력 및 커뮤니케이션 스킬 - 장례예식 문화, 종교별 의례 이해도 활동은 장례 전문업체, 프리랜서 장례 연출가, 또는 개인 브랜딩을 통해 이뤄지며, 프리미엄 장례 트렌드에 맞춰 전문 컨설팅, 생전 기획 상담까지 확장되고 있다. 수익은 1건당 100만 원에서 500만 원 이상, 고급 맞춤형 장례의 경우 1,000만 원대까지 가능하다. 추모 영상 제작, 유족 도서 제작, 앨범 기획 등 파생 상품으로 부가 수익도 창출 가능하다.
이별을 기획한다는 것의 의미
테마 장례식 플래너는 삶의 마지막 순간을 조용하고도 의미 있게 연출하는 사람이다. 그들은 단지 절차를 안내하는 것이 아니라, 남은 사람들이 기억할 수 있도록 장면을 구성하고, 고인을 상징하는 상징과 메시지를 남긴다. 슬픔은 기억으로 승화될 때 치유가 시작된다. 테마 장례는 단지 감성적인 장치가 아니라, 유족이 건강하게 애도하고, 고인을 긍정적으로 회상하게 만드는 중요한 심리적 설계다. 그래서 이 직업은 감정과 미학, 기획 능력이 모두 요구되는 고난도 직업이기도 하다. 앞으로 고령화와 1인 가족 시대가 맞물리면서 장례의 의미는 더 다양해질 것이다. 맞춤형 장례, 생전 인터뷰 영상, 디지털 추모관, 메모리 앨범 제작 등 테마 장례식 플래너가 기획할 수 있는 범위는 점점 확장되고 있다. 만약 누군가의 마지막을 의미 있게 기억되게 만들고 싶고, 섬세한 감정 기획에 자신이 있다면, 이 직업은 단순한 장례가 아니라 ‘인생의 마지막 예술’을 기획하는 사람으로서 깊은 울림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