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한 번쯤 조립해본 레고. 하지만 이 블록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레고 조립 디자이너’는 창의성과 설계 능력을 겸비한 전문가로서, 전시용 대형 모형부터 신규 제품 기획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 흥미로운 직업의 세계를 깊이 들여다봅니다.
놀이를 넘어서 예술이 된 블록, 그 중심에 선 직업
레고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 전 세계 수많은 팬층과 수집가를 가진 브랜드로 성장했다. 아이들만의 놀잇감이라는 이미지는 이미 오래전 이야기고, 요즘은 성인을 위한 시리즈, 건축물 복원용 모델, 예술 전시물 등으로 활용 범위가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그만큼 레고를 ‘전문적으로 설계하고 조립하는 직업’도 점점 주목받고 있다. 이 직업은 공식적으로는 ‘LEGO Master Builder’ 또는 ‘LEGO Model Designer’로 불리며, 레고 그룹 산하 또는 레고 인증 센터, 테마파크(예: 레고랜드)에서 근무하거나, 프리랜서로 활동하기도 한다. 이들은 단순히 레고를 조립하는 수준이 아닌, 수천 개 이상의 부품을 활용해 실제 건물, 인물, 상징물 등을 고증하고 창의적으로 설계해낸다. 예를 들어, 뉴욕의 레고 스토어에 전시된 자유의 여신상이나, 레고랜드 입구에 놓인 초대형 드래곤 조형물은 모두 이 디자이너들이 직접 설계하고 조립한 결과물이다. 일부는 CAD 기반의 레고 전용 설계 툴(LDD 등)을 활용해 3D 시뮬레이션을 먼저 구축한 후, 수작업으로 조립하는 과정을 거친다. 레고 조립 디자이너는 설계력뿐 아니라 색상 감각, 공간지각력, 문제 해결 능력 등 복합적인 역량이 요구되는 고난이도 창작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레고를 직업으로 삼았다’는 그 독특함과 즐거움 덕분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고 있다.
레고 조립 디자이너가 하는 일과 자격 요건
레고 조립 디자이너의 주요 업무는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다. 1. 설계 및 모델링 - 레고 Digital Designer(LDD) 또는 BrickLink Studio 같은 프로그램으로 3D 모델링 - 실물 조립이 가능한지 부품 수, 색상 배치, 구조 안정성 검토 2. 실제 조립 및 테스트 - 부품 주문 및 수급 - 조립 매뉴얼 작성 - 전시용 모델은 조립 완료 후 진동 테스트, 이동 가능성 등도 검토 3. 제품 기획 및 디자인 참여 - 새로운 키트 출시를 위한 아이디어 회의 참여 - 미니피규어, 테마 구성, 시나리오 설정 협업 4. 고객 커뮤니티 연계 및 이벤트 진행 - 오프라인 레고 전시회, 창작 경연 심사 - 교육용 워크숍 또는 팬 행사 강연 진행 5. 콘텐츠 제작 및 SNS 운영 -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해 레고 조립기 공유 - 개인 브랜드로 커머스 운영 (수익화 가능) 레고 그룹은 글로벌 공채로 디자이너를 모집하며, 전 세계 수천 명이 지원해 수십 명만 선발되는 고난도 경쟁률을 자랑한다. 하지만 정식 고용이 아니더라도, 국내에서도 레고 프랜차이즈 매장, 키즈카페, 교육기관, 크리에이터 콘텐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조립 디자이너로 활동할 수 있다. 자격요건은 다음과 같다. - 레고 조립 경험 및 포트폴리오 보유 - 디자인툴 사용 가능자 (LDD, Studio 등) - 건축, 산업디자인, 공간설계 등 전공자 우대 - 손기술이 뛰어나고 조립 지속 가능 체력 필요 - 창의력, 문제해결력, 고객 커뮤니케이션 능력 수익은 소속 여부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공식 마스터 빌더의 경우 연봉 약 4,000만~7,000만 원 수준. 프리랜서는 건별로 수주하며, 커스텀 의뢰 1건당 50만~500만 원대까지 다양하다.
블록을 통해 세상을 설계하는 사람들
레고 조립 디자이너는 단순히 블록을 맞추는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수많은 조각을 이어붙여 무언가를 ‘창조’하는 진정한 메이커이며, 때로는 예술가로, 때로는 교육자 또는 브랜드의 얼굴로 활동한다. 기본적인 조립 능력을 넘어, 구조적 안전성과 창의성, 시각적 임팩트를 모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 직업은 상당한 집중력과 인내력을 요구한다. 하지만 그만큼 한 모델을 완성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고, 그 결과물이 수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한다는 점에서 매우 보람된 일이다. 특히 1인 창작 콘텐츠와 키즈 교육 산업이 확대되는 흐름 속에서, 레고 디자이너의 수요는 점차 커지고 있다. 정규 취업 외에도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콘텐츠 기반 수익화, 교육 사업 연계, 커스텀 창작 의뢰 등 다양한 확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큰 매력이다. 만약 당신이 어릴 적 레고를 좋아했고, 지금도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걸 즐긴다면, 이색직업이 아닌 진짜 커리어로서 ‘레고 조립 디자이너’를 고려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선택이 될 수 있다. 취미가 일이 되는 순간, 즐거움은 곧 전문성이 된다.